사람의 향기
가을 햇살 받고 피어난
꽃들에게서 짙은 꽃향기가
가을바람 타고 코 끝을 스친다
특히 천리(千里)까지 향기를 풍긴다는
천리향이 동백섬 주변을 돌다 보면
코끝을 자극한다
우리나라를 일컬어 삼천리라 했는데
천리까지 향을 풍긴다는 건
전국 곳곳에 꽃향기가
전해질만큼 강하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꽃은 꽃이 가지고 있는
색깔과 자태 그리고 향기에 반해
'아름답다' 라 명명(命名)하며 예쁘고
아름다운 사람을 꽃에 비유한다
사람은 계절별로 옷을 바꿔 입으면서
멋을 더하고 향수를 뿌리며 내 몸에
향을 입히지만 스스로
향기를 뿜어 내지는 못 한다
하지만 우린 향기대신 '사람냄새'가
난다는 말로 향기를 대신한다
거동(擧動)이 불편한 어르신의 팔을
잡아 드리며 함께 길을 건너 드리거나,
넘어져 우는 아이를 일으켜 세우며
마음을 진정시키거나,
복잡한 도로지만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사람들에게 먼저 건너라는 양보의 손짓,
그리고 짐을 들고 지하철 계단 앞에서
난감해하고 계시는 어르신을 대신해
짐을
옮겨다 드리는 행동에서
우린 마음
따뜻함을 느끼고,
곤경에 빠지거나
삶에 지쳐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건네는 위로의 말과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배려하는 말, 그리고 웃으며
건네는 상냥한 인사가 사람에게서
풍겨 나오는
향기가 아닐까 싶다
샤워 후 몸에 바르는 바디로션의 향은
나 혼자만의 냄새와 향기로
이내 그 향기는 사라지고 말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행(行)한
행동과 말은 분명 사람들의 마음에
향기로 오랫동안 남아 있다
우리가 하는 친절하고 상냥한 말과 행동,
그것이 사람의 향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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