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며느리 2024. 1. 13. 06:16


부모님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식 된 입장에서
바라는 게 있다면  건강하게
나이 들어가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노인성 질환 중에  기억이 희미해지면서 
자식도 형제도 알아보지 못하고  인지 능력도  떨어지는 치매만은 걸리지 않기를 바라지만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게  건강에 대한 자신감 일 것입니다

제 친구는 20년을  모시고 산 시어머니가 어느 날
치매로 인해 언행이  난폭해지더랍니다

게다가  식사를 했음에도  돌아서면  배고프다며
" 저 년이  나를 굶어 죽이려 한다" 
" 난 세상에서 네년이  제일 싫다"라며 
마음을 후벼 파는 말들을  거침없이 쏟아 놓더랍니다

아무리  치매라는 병에 걸려서 하는 소리라고  속상한 마음을  달래려 해도
사람인지라  20년  가까이를  모시고 
산 며느리에게  어떻게  저럴 수 있나? 싶어
  속상하고 억울함에  저한테 전화해  종종
하소연을 하였습니다

그러다  지칠 대로 지친 친구는 시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셨고 하루가  멀다 하고 
" 난 네가 싼 김밥이 먹고 싶다"
" 네가 끓여 준  된장찌개가  먹고 싶다"
" 네가 무쳐준  시래기가 먹고 싶다" 며 전화에다 요구하는 시어머니를 위해  음식을 해다 받쳤습니다

그러기를 2년  결국  그 시어머니는 돌아가셨습니다만  그래도 돌아가시기 마지막엔 제 친구 손을 잡으며
  " 고맙다 어미야~~"라는 말씀은 남기시더랍니다

착한 제 친구의 진정 어린 마음을  그래도 마지막엔 알아주시고 가셨으니  다행이었지만  치매 부모를
돌보아야 하는 자식이나 가족들은 자신들의
  몸과 마음도  함께  병들어 가는 것 같더랍니다

얼마 전  뉴스에  치매의 원인 중에 5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왕년에 아름다움의 대명사였던
배우 윤정희 씨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는데
  남편과 딸이 방치하고 있다는 소식으로 시끄러웠습니다

그 기사의 댓글에는 치매 노인을 모셔보지 않은 사람은 함부로 얘기하지 말라는 내용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겪어 보지 않으면  모르는 게  사실입니다

" 잊음이  잦아진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하시는 어르신들의  말씀입니다
희미해져 가는 기억들 속 나쁜  기억은 지워지고 좋은 기억만 남으면 좋으련만  사랑하는 가족들 조차 희미해지는  치매는 참 슬픈 병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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