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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세월

맏며느리 2024. 1. 18. 08:01

나이가 들어가면서  머릿속에 생각하는 단어가 
잘 기억이 안 나서 입 밖으로  내뱉고 싶어도 
답답할 때도 있고  생각과 다른  말과 행동으로 주변을  당황하게 만들 때가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공교롭게도  꽃피는 계절인 봄에 
생일이 다 모여 있습니다

그래서 휴일 하루를 몰아서 가족들 생일을 축하하곤 합니다

그날도  시간을 맞춰 남편과 애들이랑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안내 직원의 도움을  받고  자리에  착석을 했습니다

이내  메뉴를 주문했고 
음료를 주문받을 때  " 딸기, 자몽, 오렌지 에이드 중에  무엇을  원하십니까?"라고 
물어오자
애들이 딸기, 자몽. 오렌지 이렇게
하나씩 주문하면 되겠다고 하고 있는데
옆에  앉아 있던 남편이 갑자기
" 아빠는 에이드"
라고 직원을 향해 이야기합니다

이 말에  당황한 직원의 모습과
갑자기  얼굴 붉게  달아 오른 딸아이들의  모습에
" 아빠가  오랜만에 우리 다 같이 외식하는 게 기분 좋으신가 보다  농담을 하시게"라며 그 순간을 넘겼습니다만

주문을 다 받은  직원이 자리를 뜨자 
참고  있던 웃음을  터뜨리며  " 아빠  에이드의 종류를  말해야지  에이드라고  얘기하면 어떡해?"
라며 우리가  왜 웃는 지를 모르고 있는 남편을  향해  둘째 녀석이  한 말이었습니다

한때 영부인 중 어느 한 분의 무식함을 비하하는  떠도는 얘기 중에
대통령과 영부인이  어느 날  미국 순방길에  음식점에서  직원이  영부인에게 
" 커피(coffee )또는(or) 티(tea)?"라고 묻자  "or , please"라고 대답했다는 얘기가 떠올랐습니다

그 일이 있고   또 어느 날, 
애들과  함께 모여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요즘 쌍꺼풀 수술은 성형수술도  아니라는 등
딸아이들의 얼굴과 관련된 얘기에 갑자기  남편이  애들  대화에  끼어들더니 
" 미간이 너무 좁으면 사람이 속 좁아 보인다" 라며  미간을  가리켜야 하는 남편의 손이  인중을  가리키고 있는 걸 보고  작은 딸아이가  배꼽을 잡으며 우습다고
난리였습니다

말과 다른 행동으로 우린 가족이라 웃을 수 있지만  상대가 전혀 본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그런 일을 겪게 된다면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내 마음속 나이는 언제나 30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은데  나도 어느새    50대 후반을  훌쩍  넘긴 나이가 되었는데
뭐 하나 이루어  놓은 건  하나도 없는 것 같네..."
라며  남편은  지나 온 세월에 대한 아쉬움을  늘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가는  세월  그 누구가  막을 수가 있나요?~ 아이들이  자라나서  어른이 되어도~~
산천초목  다 바뀌어~ 이내 몸이 흙이 돼도~ 내 마음은 영원하라'는
유행가 가사를  이  아침 자꾸   읊조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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