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라는 십자가
"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 봐야 부모의 마음을 십 분의 일이라도 이해하지"
나이가 든 자식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부모님의 말씀과 행동을 이해 못 해 못마땅해하거나 대들듯이 불만스럽게 이야기를 하면 입버릇처럼 내뱉는 부모님의 말씀입니다
누구나 다른 사람의 입장을 다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남의 얘기, 내가 아닌 누군가의 얘기는 쉽게 할 수 있습니다
60이 넘은 아들이 이혼하고 혼자 살아가자 90이
다 된 노모(老母)는 그저 애(愛)가 탑니다
처음엔 '내 아들이 뭐가 부족해서'라며
스스로를 위로하다 어느 새는 같이 살았던 며느리에 대한 원망으로
결국에는 자신의 잘못인 양 자책(自責)을 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는 본인 입에 넣다가도 남겨
아린 자식 위해 챙기려 하면 다른 자식들의 불만 섞인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 엄마는 형이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형 걱정이오? 그래 신경 안 써도 알아서 잘 살아가니 엄마 건강이나 신경 써요"
" 너도 자식 있잖아, 네 자식에 대한 그 마음이 내 마음이야
너한테는 형이지만 내한테는 자식이야. 어떻게 걱정이 안 되니"
라며 부모 마음 헤아려 주지 못하는 자식들이 하는 한소리가 서운해 역정(逆情)을 냅니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하지만 부모의 입장에서는 아픔의 강도(强度)는 다 다릅니다
부모님의 잔소리와 간섭에서 벗어나고자
선택한 결혼이 새로운 가족과 인연으로 더 많은 사람의 간섭 속에 살아갑니다
그러다 자식을 낳고 키우다 보니 내가 내 자식에게 우리 부모님이 늘 하셨던 말씀과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밤늦은 시간까지 귀가하지 않으면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불안하고
아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대신 아파 주지 못해 안타깝고, 사는 게 힘든 자식을 보면 도움이 된다면 팬티라도 팔아 도움을 주고 싶은 게 이 땅의 부모님의 마음 아닐까 싶습니다
자식은 부모에게 평생의 빚을 받으러 온 사람이라는 법륜스님의 말씀처럼 지금 부모들은 자식에게 진 빚을 낳아 키우며 평생 갚아 나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 저 자식은 나의 십자가야"
많은 이들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처럼
삶이 힘든 자식을 두고 늘 안타까움에
되뇌는 부모님의 푸념이 어찌 보면 부모라는
이름표를 달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자식은
부모 등에 짊어진 '십자가'라는 게 맞는 표현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누군가의 자식이기도, 누군가의 부모이기도 한 지금의
나이가 되니 나의 행복한 삶이 부모님들의
십자가와 나의 십자가를
내려놓을 수 있게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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