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제2편;위기가 모두에게 위기는 아니다
내 집 마련의 목표는 나름 나를 알뜰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아이가 생기기 전에 최대한 돈을 모으려 노력했고 차도 없이 교재들을 옆구리에 끼고 손에 들고 다니며 학습지 교사를 1년 넘도록 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지출을 줄이는 게 돈을 모으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살았다
그러다 보니 결혼생활 1년이 지났다
그리고 1997년이 찾아왔다
이 해 여름 나에게는 새 생명이 찾아왔고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시기 우리나라에 IMF라는 외환위기가 찾아왔다
기업들은 줄도산에 파산하는 금융회사들과
합병 통합하는 기업들도 늘어나다 보니 기업의 자구책으로 실시한 구조조정은 많은 실업자들이 양산(量産)되었다
한국 경제의 근간을 흔들어 놓았었다
그 당시, 제일은행 테헤란 지점은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로 폐쇄를 눈앞에 두고 이곳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하루를 그린 '내일을 준비하며'이라는 TV다큐멘터리를 통해 그 당시 상황이 얼마나 위기이고 힘든 상황인지를 인식하게 되었고 많은 국민들을 눈물 흘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예금이자로 돈이 불어났던 시대도 끝이 나 버렸다
어머님들의 한숨 서렸던 보리고개 시절도 견디며 보내왔던 우리 민족은 금 모으기 운동에다 뼈를 깎는 자구책으로 4년 가까운 IMF시절을 극복하며 지금까지 온 것 같다
1998년 봄, 첫 아이가 태어나고
집을 사야겠다는 강한 욕구가 생겨나고 그 시절, 아이를 업고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구경 다니기 시작했다
부산 금정구에 대우에서 짓는다는 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340만 원 정도로 32평 아파트 가격 1억이 훌쩍 넘는 금액이었다
그 당시는 빚을 지고 집을 구입한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못했다
게다가 남편 혼자 벌어서 빚 갚고 아이 키우며 살아간다는 것은 너무 힘들 것 같았다
아마도 IMF가 가르쳐 준 교훈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오롯이 내가 가지고 있는 돈에서 만 집을 구입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근사하게 꾸며진 모델하우스만 갔다 오면 괜스레 마음이 안 좋았다
그러다 어느 날 벼룩시장이라는 지역 소식지를 뒤적이다 해운대 우동 마리나 근처에 5년 된 32평 아파트를 8천만 원에 매매한다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전세금, 내가 가지고 있던 돈과 결혼하고 열심히 모았던 돈을 합하면 대충 구입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집구경을 가자고 남편을 졸랐다
"돈도 없으면서 자꾸 집 이야기를 하냐?"라는 남편의 불만을 귀뚱으로 듣고 일을 진행시켰다
부동산에 들러 그 집을 소개 봤고 등기부 등본을 떼보니 1억 2천에 분양했던 아파트였는데
IMF로 주택은행이 동남은행을 인수 통합하면서 직장을 옮겨야 하는 주인은 이 집을 4천만 원 가까이 손해 보며 내놓고 본가로 들어가 살아야 하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전해 들어야 했다
초등학교와 요트경기장등 주변환경과 지하주차장까지 연결된 엘리베이터가 이 집을 사야겠다는 내 마음을 움직였고
1998년 12월, 첫아이가 8개월이
될 무렵 약간의 부족한 자금은 부모님들의 도움을 얻어 은행 빚 없이 내 집 장만을 할 수 있었다
이 일을 계기로
누군가에게 위기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제3편;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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