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孝道)
살아가면서 한번쯤 상상해 본 일들이 있습니다
동화 속 백설공주, 신데렐라처럼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나 신분상승을 꿈꾼 적도,
출생의 비밀을 숨기고 어려운 환경 속에 서 참고 견디며 착하게 살았더니 어느 날, 나의 친부모가 백만장자가 되어 내 앞에 나타나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살 수 있는 행운을 가지게 된다는 상상말입니다
젊은 날, 백만장자 부모를 부러워하며
갖고 싶은 물건을 마음껏 살 수 있는 상상,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서 비싸고 맛난 음식들을 메뉴판의 가격 신경 쓰지 않고 시켜 먹는 상상, 남들이 부러워하는 펜트하우스에 살면서 최고급 세단을 타는 그런 상상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나도 부모가 되고 세월이 흘러 자식을 독립시킬 나이가 되어가니
백만장자가 아닌 지금의 현실 앞에서 자식을 위해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부모마음이란 건 돈을 많이 가지고 있든 적게 가지고 있든 다 똑같지 않나 싶습니다
아들 셋을 남부럽지 않은 직업을 가진 사회인으로 키우고 본인은 백억 대가 넘는 자산가이신 어느 분도 자식을 위한 일에는 아까울 것 없이 내어주십니다
보통이라는 단어처럼 특별하게 뛰어나지도 특출 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이 부모님께 자식 된 도리로서 행하는 행동들
흔히 효도라 하는 행동에 대해 그분은 값으로 지불합니다
그러면서 자식들이 바빠 조금이라도 소홀하다고 느끼면
"내가 돈이라도 없었으면 저것들이 나를 얼마나 천덕꾸러기 취급을 하겠냐"며 속상해하십니다
그러다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고 퇴원할 때 자식이 시간 내어 동행한 일을 두고는 너무너무 고맙다며 두둑하게 용돈을 줬다며 자랑을 하십니다
자식 된 도리로 응당해야 할 일을 가지고 부모로부터 대가를 지불받는 거에 대해 우린 의아해 할 수도 있습니다
자식으로서 부모님께 해야 할 당연한 도리인데 그 도리를 돈으로 받는다면 물론 부러워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 부모도 돈이 많아 이 나이에도 용돈 받을 수 있으면 좋겠구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행위들이 계속되다 보면 마음에서 우러나서 해야 하는 일들에 대가를 바라게 되고 의무감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열심히는 살아오셨지만 많은 돈을 가지고 계시지 않는 보통의 우리네 부모님들이 계십니다
부모님이 편찮으시면 바쁜 일도 뒤로 미루고 먼 거리라도 달려가 살피고 보살펴 드립니다
자식이 부모님께 해야 하는 도리를 생각하면서 대가를 바라는 자식은 없을 것입니다
부모님이 연세가 들어 병상에 누워계시면서 대소변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난감하고 힘든 상황이지만 어린 시절,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어주셨던 부모님을 생각하며 이제는 세월이 흘러 그 역할이 바뀐 거뿐이라며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주름진 피부사이로 뼈만 남아 있는 부모님을 뵈면서 기저귀를 갈아준다는 누군가의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눈물 훔치며 고개가 끄덕여지듯이
나의 부모가 부자이든 부자가 아니듯
부모님이 자식에게 쏟으셨던 그 사랑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살아오면서 받은 사랑 다시 돌려드리는 게 어쩌면 효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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