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은밀한 그곳에서 여자들의 수다

맏며느리 2024. 1. 7. 15:41

제2편

쉿, 자기한테만 알려줄게

여탕에는 사람들이 들고 온 다양한 모양의 목욕
바구니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게다가 탕속에 들어가기 전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깨끗하게 씻고 그리고 샤워캡으로 감고 난 머리카락을 감싸며 덮어쓰고 들어가야 하는 규칙이 있다 보니
투명 비닐캡부터 각양각색의 샤워 캡을 머리에
쓰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오늘도 이른 네살의 자그마한 키에 작은 눈을 크게 만들고자 쌍꺼풀 수술을 세번이나 했지만 실패하신 유여사님은 빨간색 꽃가라 샤워 캡을 뒤집어 쓰시고는 온탕과 냉탕을 부지런히 오고가며 특유의 작은 눈으로 미소를 지으며 웃고 계신다

'샤워 캡을 뒤집어 쓰신 걸 모르시는 걸까?'
'바로 쓰시라고 이야기 해 줘야 하나'라는 생각에
살며시 다가가 여쭤본다

"어머니, 샤워 캡 뒤집어 쓰신거 같은데~~알고 계십니까?"
라고 여쭙자
나에게 귀를 가까이 대라며 손짓을 하신다

그래서 그 분의 입에다 귀를 가까이 대자
속삭이듯 작은 소리로
"사실, 이거 비밀인데, 바로 쓰면 내 미모가 너무 돋보일까봐 요걸 뒤집어 쓴다 아이요
쉿, 다른 사람한테는 비밀이요"
"풋 ㅎㅎ" 하고 순간 참지 못하고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익살스런 표정을 하시고는 늘 재미나는 입담으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유여사님은 오늘도
사우나 안에서
음담패설(淫談悖說)로 여러 사람들을 박장대소하게 한다

"내가 남대문 시장을 갔더니 상인들이 재미난 얘기들을 주고 받고 있기에  뭔 얘기를 하나 궁금해 천천히 걸어가 봤잖아
그랬더니 왼쪽에 앉아 물건파는 여자가 건넌편에 있는 여자에게 어제 콩나물 국을 끓였는데
콩나물을 넘 오래 끓였더니 숨이 넘 죽었다고 얘기하자
그 얘기를 들은 건너편 여자가 그럴땐 비아그라 한 알만 딱 넣어봐 콩나물이 아주 생생하게 선다고 하자
그럼 너무 세서(질겨서)우짜노? 하며 걱정을 하자 뭔 걱정이냐며 그럴땐 조개를 넣으면 바로 팍 죽는다"며 은밀하고 비밀스러운 얘기를 발가벗고 앉아 있는 여자들에게 들려주며 한바탕 웃음거리를  던져주고는 사우나를 나가신다

고온에서의 열기로 붉어 진
사람들의 얼굴은 더 빨갛게 달아 올라 서로를 보며
미소를 짓는다




#온탕 #냉탕 #샤워캡 #음담패설 #미모 #입담
#비밀 #남대문시장 #고온 #웃음거리 #콩나물
#조개 #박장대소 #쌍꺼풀수술 #비아그라
#서이추 #서이추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