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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동 겉절이

"딸 집 잘 도착, 잘 쉬다 왔어요"" 엄마 밥 먹고 집에 와 쉬다 가니 아픈거 다 낫잖아 엄마 밥 먹고 싶으면 언제든 집에 와""응 맘쓰"공부한다고 집 떠나 생활하는 네 동생이 몸살 감기로 며칠 집에 왔다 가서는 엄마랑 주고 받은 카톡 내용이란다결혼을 하고 자식 낳고 엄마가 되고 보니 자식에게 늘 애(肝)가 쓰이는게 부모마음이 아닐까 싶다아들이 아닌 딸아이만 두명을 낳았더니 애(肝)가 두배로 더 쓰이더구나남자보다 여자가 약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 엄마의 편견일 수도 있으나 TV속 뉴스에 나오는 사건 사고의 피해자에 여자라는 단어가 나오면 그 단어만이 엄마 뇌리에 깊게 박혀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걱정하고 조바심내는 유별스런 엄마라고너희들이 이야기 하지만이 세상 모든 엄마들이 나랑 같지 않을까 싶다공부..

카테고리 없음 2025.04.08

깻잎쌈밥

"엄마는 누구 편이야? 딸인 내편에서 이야기 안하고 왜 자꾸 그 애편을 드는데""누구 편을 드는게 아니라 그 애 입장을 이야기 하는거지""엄마가 그 애를 어떻게 알고 그 애 편에서 이야기 하는데?내 이야기는 한번도 귀담아 들어주지도 않으면서..."네가 어릴 적 친구랑 다투거나 갈등으로 속상해 할 때면 네 마음을 헤아리고 다독이기 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너를 이해시키려 하고 야단치다 보니 한 날은 그동안 마음 속에 담아 두고 있던 네 마음을 엄마에게 쏟아 내듯 이야기 한 적이 있었단다그때 머리를 한 대 얻어 맞은 듯 '내 새끼한테 내가 왜? 그랬지?'' 엄마마저 자기 편에서 이야기 해 주지 않아 얼마나 서운했을까?" 하는 생각에 잠든 너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엄마는 많이 미안했단다결혼을 하고 너를 ..

카테고리 없음 2025.03.31

소고기 불고기

따뜻한 햇살 아래 팝콘처럼 피어난 벚꽃을 보며 봄이 왔다고 좋아하며 내몸에 걸치고 있었던 두꺼운 옷 벗어버리고 살짝 가벼운 옷으로 갈아 입었더니 반기지도 않는데 들이닥치는 손님처럼 꽃샘추위가 열어 둔 창문 사이로 들어오기에 얼릉 문을 닫아 버렸단다늘 이맘때면 봄이 온 착각에 봄꽃의 아름다움과 향기에 빠져 정신을 못차리다가 꽃샘추위에 놀라 옷깃을 여미며 온 몸을 한껏 움츠리면서도 말이다"거짓말하면 피노키오처럼 코가 길어져 나오니 거짓말 하면 안돼""산타 할아버지는 우는 애들에게 선물 안 주신데""울다가 웃으면 엉덩이에 뿔나니 자꾸 울고 고집 피우면 안돼""남의 물건에 손 대면 경찰 아저씨가 수갑채우러 온단다그러니 절대 내것이 아닌 것에 손 대면 안돼"어릴 적 엄마가 너를 바르게 키우려 했던 말들 중 자주..

카테고리 없음 2025.03.30

무조림

나라가 온통 불난리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 데도길가에 핀 벚꽃들을 보면서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 가?'라는 시 제목이 갑자기 떠오르는 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 화마(火魔)가 순식간에 휩쓸고 간 산천초목(山川草木)이 다시 복귀되려면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야 하는데 지금의 이 상황이 너무 안타깝구나이런 상황에서도 자연은 우리에게 계절에 따른 변화를 선물해 주는구나봄이 오면 꽃이 피고 여름오면 푸르름을 가을 오면 들녘의 넉넉함을 겨울오면 농촌의 한가로움을 말이다늘 똑같은 자리를 내어 주는 자연도 계절따라 변한다지만 인간을 위해 아낌없이 내어주는 그 푸르름은 한결같은데 이기심 많은 인간들로 인해 늘 상처를 주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다앞으로 시집 가 밥상을 차릴때면 너도 느낄거..

카테고리 없음 2025.03.29

돼지고기 두루치기

어릴 적 네게 읽으라고 권해줬던 책 '샬롯의 거미줄' 생각나니?책 속 인물 중 돼지 윌버는 가장 약하게 태어나 죽임을 당할 운명이었지만 여자 주인공인 애러블에 정성어린 케어로 건강하고 아주 크게 성장할 수 있게 되었지하지만 애러블의 아버지가 윌버를 삼촌집으로 보내버리고 햄이나 소시지가 될 운명에 놓인 윌버를 그 곳 헛간의 거미 샬롯은 '대단한 돼지' '근사한 돼지 '눈부신 돼지' '겸허한 돼지'라는 문구를 거미줄에 새겨 위기에 처한 윌버를 구해주고 자신을 위해 목숨을 바친 샬롯을 위해 살롯의 새끼를 보살펴 주는 모습을 그린 책 "샬롯의 거미줄'은 둘의 우정만이 아니라 베푼 사랑은 더 큰 사랑으로 돌아온다는 의미를 가르쳐 주는 책이었지요즘 시대에 남에게 베푸는 것을 남의 일에 참견한다고 생각하는 너희 ..

카테고리 없음 2025.03.27

꽈리고추 멸치 볶음

"엄마 오늘 삼겹살 먹으까?""엄마는 생선구이 먹고 싶은데... .""엄마,운동화 신어""집 앞에 잠시 나가는 데 양말 신기 귀찮어 슬리퍼 신을거야""아~~진짜 엄마랑 나랑 안 맞다"뭔가를 요구하거나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를 권할때마다 내가 너에게 반기를 들면 네가 늘 하는 말 있지 " 안 맞다" 라는 말이 세상에 나와 딱 맞는 사람이 어디 있겠니?자세히 들여다 보면 서로 서로 맞춰 주고 있는 것을 사람들은 나랑 맞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게 아닐까 싶구나한날 한시(同日同時)에 태어난 쌍둥이들도 얼굴 생김새는 비슷해도 성격은 제각각이라고 하는데 아무리 내 몸뚱아리에서 태어난 자식이라고 해도 생각이 다르고 취향이 다른데 맞을 수가 있겠니?친한 사이인 사람들도 자세히 보면 잘 맞아서 친한게 아니라 상대의 입장..

카테고리 없음 2025.03.26

취나물 나물 만들기

"시간 지나면 이렇게 잘 먹을 수 있는데 그때는 시금치,당근,오이같은 채소 반찬 안 먹는다고 왜? 그렇게 잔소리를 하던 지..."라며 무쳐 놓은 나물에 젓가락질을 하며나에게 원망스러웠다는 듯 이야기 하는 너를 보며 "몸에 좋은 건 무엇이든 먹이고픈 엄마 마음을 그 때도 알아 줬더라면 얼마나 감사했겠니"라며 되받아치 듯 답했던 생각이 나는구나사실 엄마도 결혼 전까지는 나물 반찬을 잘 먹지 않았단다엄마 나이 27살, 시골로 시집을 갔더니 봄이 오면 산과 들에 쏟아 난 푸르른 잎들은 다 먹거리가 되고 데치고 무치고 볶은 나물들이 식탁을 채우며 건강한 밥상으로 우리 몸에 영양을 준다고 하니 참기름맛으로 소금의 짠맛으로 먹었던 것 같다그러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힘들게 농사 지어 보낸 너희 할아버지,할머니인 시부모님..

카테고리 없음 2025.03.25

콩나물국과 무침

살아가다 보면 노력없이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더구나그러다 운이 좋거나 생각지도 않았는데 덤으로 뭔가를 얻게 되거나 가지게 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사람이라면 다 똑같지 않을까 싶구나처음 결혼하고 아빠 월급으로 이리 나누고 저리 쪼개고 살아가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통장에 보너스라고 들어 오는 날이면 많지 않은 금액에도 기분 좋아지고 마트에 갔더니 어제까지만 해도 한소쿠리 15,000원 하던 딸기를 9,900원에 팔면 어제 안 사기를 잘했다며 싸게 사게 된 것을 안도하며 시장바구니 가볍게,발걸음 조차 가볍게 집에 오게 되니 말이다살아보면 알겠지만,네가 태아나 처음으로 뒤집기를 할때 엄마,아빠는 환호했고,벽에 붙여 놓은 한글판을 보고 한글자, 한글자 소리내어 읽는 것을 보며 놀라워했고,내 품에 파고들며 잠드는..

카테고리 없음 2025.03.24

콩비지찌개

나이가 들면서 나도 모르게 나오는 소리가 "아야야..."인 것 같구나의자에 앉았다 일어나면서도 그렇고,바닥에 떨어진 뭔가를 줍는다고 몸을 숙였다 일으키면서도 그런 소리가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절로 나오는 걸 요즘 느끼면서엄마가 어릴 적 너의 외할머니인 우리 엄마도 집안 일을 하고 나면 "아야야..."소리를 으레 하시기에 '왜? 엄마는 늘 저렇게 아프실까?'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구나그런데 시집을 오니 시어머니 너의 할머니도 앉았다 일어서시다가도,물건을 집어 올리시면서도 심지어 머리를 감고 나오시면서도 "아야야..."소리를 하시기에세월이 만들어 낸 모든 엄마들의 하소연이 함축된 언어가 아닌가 싶다그 옛날 엄마들의 언어를 지금의 엄마도 그 나이가 되니 하고 있으니 말이다지금은 여자들의 사회생활도 보편화되..

카테고리 없음 2025.03.23

봄동 달래전

봄이 오기 전 부터 마트 가판대에 봄동이라는 채소가 얼굴을 내민단다겨울 동안 얼어 있던 땅을 뚫고 쏟아 올라 와 추위로 움츠려 있던 몸에 봄의 생명력과 활기를 불어 넣어 주는 먹거리가 아닐까 싶다게다가 냉이와 달래또한 초록 초록한 색으로 곧 봄이 온다는 희망과 설레임을 안겨 주니,손이 가판대로 자연스럽게 가 1봉지 씩 사왔단다봄동으로 겉절이 해 새콤달콤하게 먹어도 좋은데봄동과 달래 넣고 전을 붙여 막걸리랑 함께 먹으려고 하니이 다음에 너도 엄마가 써 놓은 알림장 따라 봄동전 부쳐서 미래의 네 남편이랑 막걸리 한 잔 하면서 평소 생각의 차이나 마음 속에 담아 두고 하지 못한 말들이 있다면 술에 힘 빌려서 토로(吐露)해 보렴속에 늘 무언가를 담아 두고 있으면 병 생긴단다1,씻어 둔 봄동을 먹기 좋은 크기로..

카테고리 없음 2025.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