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편
똥소동
"온탕에 들어가지 마세요 누가 똥을 쌓데요"
목욕탕 안을 들어서자 나를 막아 세우며
평소 인사만 주고받는 사람이 알려준다
목욕탕 안은 샤워 부스 쪽에만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똥덩어리가 물에 떠 다니는 걸 목격했다는
지현이의 말에 다들 온탕 안에서 나와
불쾌한 얼굴로 샤워부스 쪽에 몰려 있다
그리고 부리나케 몸을 헹구고 나가는 사람들로
탈의실과 파우더룸 쪽에 사람들로 붐빈다
"도대체 누가 똥을 싼 거야?"
라는 사람들의 질문에
처음 똥덩어리를 목격했다는 지현이는
큰 수술을 받고 허리가 유난히 휘신 할머니를 지목했다
그 할머니의 고향이 구미라 '구미할머니'라 부르는데 평소에도 지현이랑 구미할머니는 사이가 안 좋다
목욕탕 오픈 시간이 되면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이
서로 온탕에 먼저 들어가려 한다
그런 지현이를 구미할머니가 유독 싫어한다는 것이다
왜? 온탕에 젤 먼저 들어가야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구미 할머니는 허리가 불편하다 보니 평소에
샤워부스도 자기가 사용하기 편한 곳을 지정석으로
두고 그곳에 다른 사람이 사용하고 있으면 밀치면서 까지 자리를 차지하려고 해
사람들과 자주 부딪친다
게다가 괄약근 약하신 어르신들이 온탕 안
물방울들이 소용돌이치는 뽀글이 가까이에
엉덩이를 갖다 대고 있으면 혹시나 실수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로 자꾸 그쪽으로 시선이 가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그날도 구미할머니가 온 탕 안 뽀글이에
엉덩이를 갖다 대고 있었기 때문에
온 탕 안 똥덩어리의 주인이 구미 할머니라는 게
지현이의 이유 있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 시간에 온 탕에 있었던 할머니들과
사람들이 많았고 똥떵어리라는 물체가 진짜 똥떵어리인지 명확하지도 않고 그걸 보았다는
사람은 없고 지현이의 말뿐이 상황이었다
만약 지현이의 말이 사실이 아니라면
구미 할머니는 사람들에게 목욕탕에서 똥 싼 사람으로 오해를 받고 명예훼손이나 모욕적인 마음에 이웃끼리 그러면 안 되겠지만 법정까지 가게 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기에 이 상황을 전해 들은 현선이는 주변사람들에게 "구미할머니의 행동이라는
정확한 증거를 제시할 수 없고 허위사실적시로 명예 훼손으로 법적처벌받을 수 있으니 말조심해야 한다"
라며 주의를 준다
이 말을 듣고 웅성거리던 사람들도 입을 닫았고
구미 할머니라며 소문을 퍼트렸던 지현이는 슬며시
그 자리를 피했고 그 뒤로는
목욕탕 안에서 구미 할머니와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같은 시간대를 피해 목욕탕을 온다고 한다
개인적인 감정으로 한 사람의 인격을 함부로
이야기하면 안 된다는 걸
알게 된 해프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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