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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이별

맏며느리 2024. 1. 9. 21:37

제가  빵과 떡을 무지 좋아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얼굴도 점점 빵떡처럼 둥글넓적하게 변해 가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몸의 배부분도 이스트 넣어 반죽해 놓은 밀가루처럼 아주 잘 부풀어 올라 볼록해진 배 때문에  점퍼 지퍼나 셔츠 단추 잠글 때 곤란 할 때가 많습니다

살을 빼기 위해서는 탄수화물로 이루어진  빵과 떡을  줄여야 하는 데 참 쉽지가 않습니다

게다가 커피를 마실 때면 실과 바늘처럼 빵이나 떡을 찾게 되니 말입니다
불러있는 제 배를 두고 큰 딸아이는 "욕망의 뱃살"이라며 놀립니다
그런데 그 욕망이라는 게 고작 빵과 떡으로 채워진 것이니 욕망치 고는 너무 소박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트나 외출해서 나갔다 집에 올 때 빵집에 들러 쟁반에다 이것저것 골라 담은 빵을 손에 들고 올 때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표정인가 봅니다

애들이 그러죠

" 엄마 빵 사 왔지?"라고 묻는 거 보면 말입니다

그리고 식탁 위에 빵들을 펼쳐 놓고는 커피잔에 커피를 채웁니다
그렇게 맛있게 먹고 나서는 그럽니다

"먹는 것도 없는데 살은 왜 자꾸 찌는지 모르겠네"라고
말입니다
그럼 가족들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그럽니다
" 지금까지 먹은 건  뭐지?"

그런데 어제 목욕탕 거울 앞 스치듯 보이는 어느 여인네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정녕 저 모습이 나인가?, 출렁이는
저것이 나의 뱃살이란 말인가?'
그렇습니다  저였습니다

그래서 어제 하루는 빵과 떡이랑 눈물을 머금고 이별을 하였습니다
이 이별이 얼마나 오래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제 하루 동안이었지만  사람이든 사물이든
이별은  참 힘든 것 같습니다
혹시나 오늘 만나게 된다면 모른 척 받아들여야
할지 계속 모른 척하며 살아야  할지 심각한
갈등을 겪게 되겠지만 무언가를 이겨내려  참고 견디며 인내한다는 건 참 힘든 일 인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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