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그치고 난 뒤 날씨가 차갑습니다
목도리와 장갑으로 중무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영하권의 아침으로 겨울다운 날씨에 한껏 몸이 움츠려드는 걸 보니 말입니다
예전엔 여자가 흘리는 눈물 앞에서 약해지는 남자들 때문에 여자의 눈물을 무기라 하였습니다
그랬던 여자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이를 먹어가니 눈물대신 짜증 섞인 목소리만 높아갑니다
그렇게 먹어도 안 찌던 살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니 덕지덕지 붙어 원래 태생적으로 그렇게 생겨 난 몸처럼
떨어져 나갈 생각을 안 하고
소싯적 예쁘다는 소리 들으며 자랐다고 얘기하기에는 엄청나게 거리가 생겨버린 얼굴 때문에 거울조차 거부해 버려 한 번씩 스치듯 보이는
자신의 모습에 깜짝깜짝 놀랍니다
다이어트는 늘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오늘이 아닌
'내일 할 일'이 되어버리고
건강을 위해서 '매일 러닝 머신 앞에서 30분 이상 걷기'라고 다짐한 새해 계획은 삼일을 지나면서 새해가 되면 늘 하는 작심삼일로 그치고 맙니다
그러다 티브이에서 내 또래의 여자들이 어떤 음식을 매일 즐겨 먹으면서 운동을 병행했더니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 되었다고 하면 솔깃한 마음에
'그렇다면 나도 해봐야지' 라며 마트에 가서 한 움큼 사와 똑같이 먹어보지만
역시 약봉지 마지막 별첨에 적혀있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내용처럼 항상 그 개인차는 저한테만 적용되는지 저한테는 전혀 해당상황이 되지 않습니다
나이가 드니 목소리만 커지는 게 아니라 귀도 얇아지나 봅니다
이렇게 변화되어가는 내 모습에 속상할 때도 있지만 아침 뜨근한 만둣국 한 숟가락 가득 떠 입안에 넣으며 엄마가 해주는
음식은 무엇이든 맛나다는 딸아이의 엄지 척에 ' 늘씬하고 예쁜 엄마 대신 음식 잘 만들어 주는 엄마면 돼지' 라며 ㅋ 저도 오늘 아침 만둣국 한 그릇 맛나게 비웠습니다
행복~~ 그리 멀리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자기만족인 것 같습니다
작은 일에도 만족해하는 오늘 하루 보내려 합니다
#만족 #행복 #작심삼일 #만둣국
#약봉지 #겨울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