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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족

맏며느리 2024. 1. 22. 09:02

겨울비 그치고 난 뒤 날씨가 차갑습니다

목도리와 장갑으로 중무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영하권의 아침으로 겨울다운 날씨에 한껏 몸이 움츠려드는 걸 보니 말입니다


예전엔  여자가 흘리는 눈물 앞에서  약해지는 남자들 때문에  여자의 눈물을 무기라 하였습니다

그랬던 여자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이를 먹어가니  눈물대신 짜증 섞인  목소리만 높아갑니다

그렇게  먹어도  안 찌던 살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니 덕지덕지 붙어  원래 태생적으로  그렇게 생겨 난 몸처럼
떨어져 나갈 생각을  안 하고
소싯적 예쁘다는 소리 들으며  자랐다고  얘기하기에는  엄청나게 거리가  생겨버린 얼굴 때문에  거울조차  거부해 버려  한 번씩  스치듯  보이는
자신의 모습에  깜짝깜짝 놀랍니다

다이어트는 늘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오늘이 아닌
 '내일 할 일'이 되어버리고
건강을 위해서 '매일 러닝 머신 앞에서 30분 이상 걷기'라고 다짐한 새해 계획은 삼일을 지나면서  새해가 되면 늘 하는  작심삼일로  그치고 맙니다

그러다 티브이에서  내 또래의 여자들이 어떤 음식을 매일 즐겨 먹으면서  운동을 병행했더니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 되었다고 하면 솔깃한 마음에
'그렇다면 나도 해봐야지'  라며  마트에 가서 한 움큼 사와 똑같이 먹어보지만 

역시 약봉지 마지막  별첨에  적혀있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내용처럼 항상 그 개인차는 저한테만 적용되는지  저한테는 전혀 해당상황이 되지 않습니다

나이가 드니 목소리만 커지는 게 아니라  귀도 얇아지나 봅니다

이렇게 변화되어가는 내 모습에  속상할 때도 있지만 아침 뜨근한 만둣국 한 숟가락 가득 떠  입안에  넣으며   엄마가 해주는 
음식은 무엇이든 맛나다는 딸아이의 엄지 척에  ' 늘씬하고 예쁜 엄마 대신 음식 잘 만들어 주는 엄마면 돼지' 라며 ㅋ 저도 오늘 아침 만둣국 한 그릇 맛나게 비웠습니다

행복~~ 그리 멀리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자기만족인 것 같습니다

작은 일에도 만족해하는 오늘 하루 보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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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봉지 #겨울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