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릴 때는 가족들이랑 집이 아닌 바깥의 음식점에서 식사하는 일이 많이 드물었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졸업식이나 입학식 때
중국집 짜장면 정도가 대표 외식 메뉴였습니다
그러다 대학을 가고 친구들과 찾게 된 경양식 집에서 오른손에 나이프를 들고 왼손엔 포크를 쥐고 쓸어 먹었던 돈가스가 최고의 외식 메뉴였습니다
그리고 기다란 유리컵에 통조림표 과일들을 깔고 아이스크림에 빼빼로 초콜릿 과자를 꽂아 나온 파르페가 카페에서 즐겨 찾던 대표 디저트 음료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외식도 잦고 TV프로그램을 돌릴 때마다 방송되는 먹방은 우리들 입맛을 다시게 하고
맛집에 관한 소문은 주말이면 사람들을 길게 줄 서게 만듭니다
배고플 때 먹는 밥이 가장 맛있다고는 하지만 전 세상에서 제일 맛난 밥이 엄마가 차려주는 밥입니다
결혼 전에는 몰랐습니다 아이를 낳고 나도 부모가 되어보니 자식을 위해 차려내는 음식에는 엄마의 마음까지 담아 차려진다는 것을 말입니다
한 번씩 친정에 가면 무심하게 차려낸 듯한데도 엄마가 무친 나물은 더 고소하고 엄마가 끓인 된장찌개는 더 구수하게 느껴집니다
그건 아마도 딸자식 주려고 차린 밥상에 엄마의 마음이 더해져서 일 것입니다
유명한 음식점에서 먹는 그 어떤 화려하고 맛깔스럽게 보이는 음식보다 내 새끼 배고플세라
뚜딱뚜딱 차려 낸 투박한 엄마밥은
그 어떤 보약보다 낫습니다
어쩜 우리가 오늘을 건강하게 생활하는 것도 어릴 적 엄마가 차려주셨던 보약 같은 밥상을 늘 받고 자라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때때로 삶이 주는 고단함에 입맛마저 잃어갈 때 밥 한 숟가락에 담긴 밥심은 우리에게 살아가는 힘을 줍니다
엄마가 차려 주는 밥은 아니지만 오늘도 밥 한 공기 맛나게 비우면서
주어진 하루 열심히 살아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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