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감기로 콜록되면 엄마는 콩나물에 김치 넣고 푹 끓여낸 뜨거운 국에 밥 한 그릇 먹고 한숨 자고 나면 낫는다며 약 대신 엄마만의 처방법으로 조제한 음식을 식탁에 내놓으셨다
연말 여러 모임으로 무리해서 인지
몸 이곳저곳이 쑤시고 아팠다
그래서 냉장고 속을 뒤졌더니 콩나물도 보이고 무도 있기에 냉동실 국거리용 소고기 한 움큼 꺼내 고춧가루 참기름에 달달 볶아 빨간 국물 우러나오는 소고기 국을 끓였다

북어포, 다시마로 육수 만들어 두었던 물을 붓고
청양고추 하나 다져 넣고
된장찌개에 넣고 남아 있던
표고버섯도 잘라 넣고 끓였더니 칼칼하게 맛있다
그리고 국물 간을 위해 엄마가 담으신 액젓 두 스푼에 마지막으로 참치 액젓으로 간을 맞췄더니 국물맛이 끝내준다

뜨근한 국에 밥 한 공기 말아먹고 나서 약 입에 털어 넣고 이불 뒤집어쓰고 자고 났더니 몸이 땀으로 젖어 있었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몸도 개운하니
나은 것 같다
역시, 엄마의 처방전은 옳았다
추운 날엔 역시 뜨근한 국과 밥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처방전이 아닌가 싶다
오늘 아침도 어제 끓여둔 소고깃국에
밥 한 공기 뚝딱하고 새해 셋째 날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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