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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된 날

맏며느리 2024. 4. 19. 05:58


오늘은 큰딸아이의 생일이다

그리고, 난 엄마가 되었다

산고(産苦)로  힘들어하는 나의  손을 꼭
잡아 주시며 땀으로 범벅된   얼굴을 쓰다듬으며
"엄마도 널 이렇게 배 아파하며 낳았단다  
이렇게 엄마가 되는 거야"라시던  나의 엄마,

큰 고통을 겪으며 낳으시고 사랑과 정성으로 키운
자식인데
자식은  낳고 키워주신 그 마음 자꾸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것 같다

자라면서 드린 기쁨은 적고 늘 걱정만 끼쳐 드리는
자식이라 죄송한데 아직도 나이 들어가는 자식 안위(安危)뿐이니 어찌 보면 자식을 두고 애물단지라는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자식을 낳아 키우면서 내가 자라면서 하지 못 했던
것을
내 아이에게 욕심내는 그런 이기적인 엄마는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남들과 비교를 하고
부족한 부분을 책망하며 아이를 다그치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내가 가진 능력으로서는 최선을 다해 키웠음에도
늘 부족함에 미안해했던 것 같다

결혼식날 내 손을 잡고 식장으로 들어가기
전부터 눈물을 보이셨던 아버지께
시간이 지나 훗날 " 아빠, 그날 왜 그렇게 울었어?"라고 물었더니 "돌아가신 네 할머니 생각도 나고 더 잘 키워 시집보낼걸 하는 후회로 눈물이 나더라"
라시던 아버지의 말씀에 나이가 들어도
기쁘거나 슬플거나 늘 생각나는 사람은 '엄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인간의 마음속 고향이자 잘하든  잘못을 하든
늘 품을 내어주시는 엄마,

"딸 생일 축하한다"
라는 오늘 아침 인사에
"엄마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내 품에 안기는 녀석을 꼭 안아 주며
등을 토닥여 주노라니 날 엄마로 만들어 준
이 녀석으로 인해 나 또한 날 낳아 주신
엄마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오늘 하루만이라도
가질 수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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