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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름 한병에 어머님의 마음을 담아 대신 전하다

맏며느리 2024. 2. 15. 13:05


"형님, 한번 안아봐도 될까요?"

"이런 고마운 생각을 다했구나"

설 명절을 보내기 위해 시댁으로 가는 길에 하동장에 들러 사 온 참기름을 동서랑 시누이들에게
설선물이라며 건네며 편지지에 나의 진솔한 마음을 담아  함께  건네자 편지를 읽고 눈물을 훔치며 동서랑 형님이 하신 말씀이다

지난달 시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시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거의 9년 만에 어머님마저 먼 길을 가셨다

난 아직 엄마 아빠 두 분 다  곁에 계시기에 부모님과의 이별의 슬픔이 어느 정도인지 실제로 가늠 할 수는 없다

29년 가까운 결혼생활은 시어른들도 나의 또 다른 부모님이긴 하지만
핏줄을 나눠
나를 낳아 키워주시고 아직도 50을 훌쩍 넘긴 딸자식 걱정이신 나의 부모님에 대한 마음과는 조금은 거리가 있지 않나 싶다

항상 추석, 설날 명절이면 시어머님은 추수한 참깨를 들고 하동장에 가 자식들을 위해 참기름을 짜 명절 선물이라며 우리들에게 건네주셨다

시어머님이 돌아가신 첫 명절인 이번 설날, 시누이들과 도련님 내외 그리고 아이들까지 모두 시골집에  모여 설 명절을 보내기로 했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부모님을 '여의다'는 것은 나를 받쳐주고 있던 무게 중심을 잃는 것과 같다고도 하였다

그래서 어머님의 빈자리를 무엇으로 채우면  좋을까?를 생각하다
명절이면 선물로 받은 참기름을 사서 어머님의 마음을 대신 전해야겠다는 생각에 시댁 가는 길에 하동 장에 들러 참기름을 샀다

인연의 연결고리라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죽음이라는 이별로 끝을 맺게 되고 언제나 우리 곁에  계실 것 같았던 부모님들도 세월과 함께 나이 들고 병들어 우리 곁을 떠나가신다

남겨진 우리도 흐르는 세월과 함께 매일 이별하며 살아가고 있으니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이 야속하기도 하지만 영원한 이별  앞에 후회 없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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