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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만들기

"엄마 어린이 날 선물 준비했어?""어린이 날 선물? 누구?""누구긴 나지, 엄마한테는 내가 애이니 어린이 날 선물줘야지 ㅎㅎ""나이가 몇인데 어린이 날 타령이야""그럼 엄마도 어버이 날 선물 기대하지마 ㅎㅎ"오늘 아침 나이가 28살인 너의 말에 어이가 없었지만 네 동생도 대학교 2학년때,어린이 날 선물 이야기에 내가 어이없어 하자 그럼 저도 어버이 날 선물 없다며 "같이 퉁치자"라고 해 한바탕 웃었던 기억이 나더구나엄마도 받기만 하던 시절이 있었단다낳아주고 길러주신 은혜(恩惠)의 깊이와 넓이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지 못 한 체 이 나이를 먹었다는 생각이 드는구나아장 아장 걸음마에 넘어져 다칠까봐 염려하고, 콜록콜록 기침 감기에 밤새 마음 졸이며 간호하고, 사회에 나가 뒤쳐지지 말라고 입히고 가르치..

카테고리 없음 2025.05.05

차돌박이 순두부 찌개

"엄마는 사람을 너무 쉽게 믿는게 문제야" 집 문 앞에 먹을 것을 잔뜩 두고 간 사람을 두고 "참 좋은 분인 것 같다" 라고 이야기 했더니 네가 그러더구나이유 없이 친절을 베푸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며 엄마는 사람을 잘 믿는게 문제라고...,학교를 다닐 때는 동(同)시대를 함께 한 친구들과 인연을 맺고 그 인연을 이어오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라는 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오니 많은 인연들을 만나게 되고 그 인연들 중에 남자 여자가 만나 결혼을 하고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쌓으며 자식 놓고 살아가는 게 결혼이고 결혼은 또 다른 인연의 연결고리가 되고 낳은 자식으로 맺은 인연의 연결고리들이 또 다시 이어지니 세상에 태어나 죽을 때까지 맺고 살아야 하는 것이 사람과의 관계가 아닌가 싶다하지만 사람으로 인해 상처..

카테고리 없음 2025.04.26

전복죽 만들기

"냉장고 안에 뭐가 이리 많아? 정리 좀 하고 사소""냅둬요 내 영역이니 간섭마요"부부는 간혹 흘러가며 하는 말이 듣기 싫을 때도 있고 기분 나쁠 때도 있더구나그럴땐 "아~~예"라고 대답하고 말면 되는데 기분 상한 티를 내다보면 감정이 상하게 되고별거 아닌 것으로 시작해 서로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고야 끝나고 말더구나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 온 남녀가 서로 맞춰 가는 과정인데도 젊은 날엔 왜? 그리 이해에 인색했는 지? 해결의 답도 시간이 지나야 알게 되더구나세월이 많이 흘렀는데도 4인가족에 맞춰 밥을 해도 남을때도 있고 모자랄 때가 있는 가 하면 평소와 똑같은 방법으로 음식을 만들었는데 어떤 날은 맛이 있다가도 어떤 날은 맛이 없기도 하니 살다보니 늘 한결같지 않은 것이 삶이 더구나나의 의도와 다른 ..

카테고리 없음 2025.04.18

열무 물김치 만들기

"이래다 저랬다 엄마 변덕(變德) 너무 심해"삼겹살 먹으러 가지고 했다가 짬뽕 먹고 싶다며 외식 메뉴를 변경하거나 맛있다며 맛있게 먹은 음식을 시간 지나 맛없다고 이야기 하면 넌 내가 변덕스럽다고 이야기 하더구나이랬다 저랬다 하는 변덕(變德)스러운 마음이라는 게 어쩌면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기는 변화가 아닐까 싶구나젊은 날,즐겨 듣던 발라드 노래대신 쿵짝 쿵짝 쿵짜짝 쿵짝🎶입 안에 짝짝 감기며 가사 내용 사실적이고 멜로디 단순한 트롯이 좋아지고,입에도 대지 않던 팥죽이 좋아지고 즐겨 먹지 않던 미꾸라지 추어탕이 먹고 싶다며 주변 맛집을 검색하는 것이 변덕스러운 내 마음 때문이 아니라 세월이 만들어 놓은 추억의 기억들 때문이 아닐까 싶구나늙어가는 것을 익어간다고 표현한 노랫가사처럼 엄마의 마음과 입맛 그리..

카테고리 없음 2025.04.16

두릅전

엄마가 살아오면서 느낀건데 타이밍('timing')이라는 거 참 중요한 것 같더라우리가 살아가면서 친구든.연인이든, 만나는 사람들과의 인연(因緣)이라는 것도 다 '타이밍'안에서 이루어지는 관계들이니 말이다누군가를 만나 이성적인 감정이 생기고 결혼까지 이어져 부부의 연(緣)까지 맺어 자식 낳고 몇 십년을 살아오는 것도 그때, 그 시간에 만남을 갖게 된 타이밍(timing)때문이니 말이다그 타이밍안에 만나 관계를 이어가는 인연(因緣)들 중에는 계속적인 만남도 있지만 연(緣)이 끝나 버린 사람도,헤어졌다 다시 연(緣)을 이어 가는 사람도 생기더구나이러한 타이밍안에 만나지는 건 사람만이 아니라 자연도 마찬가지더구나봄이 오면 산에 들에 피어난 봄꽃과 봄나물들도 타이밍을 놓쳐버리면 볼 수도, 맛 볼 수도 없는..

카테고리 없음 2025.04.15

봄동 겉절이

"딸 집 잘 도착, 잘 쉬다 왔어요"" 엄마 밥 먹고 집에 와 쉬다 가니 아픈거 다 낫잖아 엄마 밥 먹고 싶으면 언제든 집에 와""응 맘쓰"공부한다고 집 떠나 생활하는 네 동생이 몸살 감기로 며칠 집에 왔다 가서는 엄마랑 주고 받은 카톡 내용이란다결혼을 하고 자식 낳고 엄마가 되고 보니 자식에게 늘 애(肝)가 쓰이는게 부모마음이 아닐까 싶다아들이 아닌 딸아이만 두명을 낳았더니 애(肝)가 두배로 더 쓰이더구나남자보다 여자가 약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 엄마의 편견일 수도 있으나 TV속 뉴스에 나오는 사건 사고의 피해자에 여자라는 단어가 나오면 그 단어만이 엄마 뇌리에 깊게 박혀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걱정하고 조바심내는 유별스런 엄마라고너희들이 이야기 하지만이 세상 모든 엄마들이 나랑 같지 않을까 싶다공부..

카테고리 없음 2025.04.08

깻잎쌈밥

"엄마는 누구 편이야? 딸인 내편에서 이야기 안하고 왜 자꾸 그 애편을 드는데""누구 편을 드는게 아니라 그 애 입장을 이야기 하는거지""엄마가 그 애를 어떻게 알고 그 애 편에서 이야기 하는데?내 이야기는 한번도 귀담아 들어주지도 않으면서..."네가 어릴 적 친구랑 다투거나 갈등으로 속상해 할 때면 네 마음을 헤아리고 다독이기 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너를 이해시키려 하고 야단치다 보니 한 날은 그동안 마음 속에 담아 두고 있던 네 마음을 엄마에게 쏟아 내듯 이야기 한 적이 있었단다그때 머리를 한 대 얻어 맞은 듯 '내 새끼한테 내가 왜? 그랬지?'' 엄마마저 자기 편에서 이야기 해 주지 않아 얼마나 서운했을까?" 하는 생각에 잠든 너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엄마는 많이 미안했단다결혼을 하고 너를 ..

카테고리 없음 2025.03.31

소고기 불고기

따뜻한 햇살 아래 팝콘처럼 피어난 벚꽃을 보며 봄이 왔다고 좋아하며 내몸에 걸치고 있었던 두꺼운 옷 벗어버리고 살짝 가벼운 옷으로 갈아 입었더니 반기지도 않는데 들이닥치는 손님처럼 꽃샘추위가 열어 둔 창문 사이로 들어오기에 얼릉 문을 닫아 버렸단다늘 이맘때면 봄이 온 착각에 봄꽃의 아름다움과 향기에 빠져 정신을 못차리다가 꽃샘추위에 놀라 옷깃을 여미며 온 몸을 한껏 움츠리면서도 말이다"거짓말하면 피노키오처럼 코가 길어져 나오니 거짓말 하면 안돼""산타 할아버지는 우는 애들에게 선물 안 주신데""울다가 웃으면 엉덩이에 뿔나니 자꾸 울고 고집 피우면 안돼""남의 물건에 손 대면 경찰 아저씨가 수갑채우러 온단다그러니 절대 내것이 아닌 것에 손 대면 안돼"어릴 적 엄마가 너를 바르게 키우려 했던 말들 중 자주..

카테고리 없음 2025.03.30

무조림

나라가 온통 불난리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 데도길가에 핀 벚꽃들을 보면서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 가?'라는 시 제목이 갑자기 떠오르는 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 화마(火魔)가 순식간에 휩쓸고 간 산천초목(山川草木)이 다시 복귀되려면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야 하는데 지금의 이 상황이 너무 안타깝구나이런 상황에서도 자연은 우리에게 계절에 따른 변화를 선물해 주는구나봄이 오면 꽃이 피고 여름오면 푸르름을 가을 오면 들녘의 넉넉함을 겨울오면 농촌의 한가로움을 말이다늘 똑같은 자리를 내어 주는 자연도 계절따라 변한다지만 인간을 위해 아낌없이 내어주는 그 푸르름은 한결같은데 이기심 많은 인간들로 인해 늘 상처를 주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다앞으로 시집 가 밥상을 차릴때면 너도 느낄거..

카테고리 없음 2025.03.29

돼지고기 두루치기

어릴 적 네게 읽으라고 권해줬던 책 '샬롯의 거미줄' 생각나니?책 속 인물 중 돼지 윌버는 가장 약하게 태어나 죽임을 당할 운명이었지만 여자 주인공인 애러블에 정성어린 케어로 건강하고 아주 크게 성장할 수 있게 되었지하지만 애러블의 아버지가 윌버를 삼촌집으로 보내버리고 햄이나 소시지가 될 운명에 놓인 윌버를 그 곳 헛간의 거미 샬롯은 '대단한 돼지' '근사한 돼지 '눈부신 돼지' '겸허한 돼지'라는 문구를 거미줄에 새겨 위기에 처한 윌버를 구해주고 자신을 위해 목숨을 바친 샬롯을 위해 살롯의 새끼를 보살펴 주는 모습을 그린 책 "샬롯의 거미줄'은 둘의 우정만이 아니라 베푼 사랑은 더 큰 사랑으로 돌아온다는 의미를 가르쳐 주는 책이었지요즘 시대에 남에게 베푸는 것을 남의 일에 참견한다고 생각하는 너희 ..

카테고리 없음 2025.03.27